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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감찰무마' 백원우·박형철, 조국 공범으로 재판 선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유재수 감찰무마' 백원우·박형철, 조국 공범으로 재판 선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오른쪽부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오른쪽부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53) 전 반부패비서관이 29일 서울중앙지검에 이어 서울동부지검에서도 재판에 넘겨졌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특감반)의 감찰을 무마한 혐의다.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은 앞서 기소된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공범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중간간부 인사 전 전격 기소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이날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 전 장관에게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을 요구하고 조 전 장관 지시에 따라 감찰을 무마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법무부의 인사로 동부지검 수사팀을 이끌었던 홍승욱 차장검사가 2월 3일부로 자리를 옮기기 전에 기소를 결정했다.  
 
홍 차장검사와 이정섭 부장검사를 비롯해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한 수사팀은 전날 고기영 동부지검장에게 백·박 전 비서관에 대한 기소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가 지난 이날 대검찰청에도 이에 대한 보고가 올라갔다. 이후 서울동부지법에 공소장이 접수됐다.
 

미뤄진 결정…결국 수사팀 뜻대로

당초 수사팀은 17일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백 전 비서관 등에 대해서도 공범으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직전 검사장급 인사로 교체된 지휘부가 “결정을 미뤄달라”고 하면서 기소가 미뤄졌다.
 
백 전 비서관은 김경수 경남지사와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이른바 ‘친문’ 실세들로부터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을 청탁받고 이를 조 전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을 두 차례 소환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명 청탁 전달 과정과 내용 등을 캐물었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상조 기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상조 기자

검찰, "백원우 '친문' 청탁 적극 전달" 판단

수사팀은 백 전 비서관을 비롯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백 전 비서관이 단순히 친문 인사들의 청탁을 전달한 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2017년 말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전 장관이 감찰 무마의 최종 책임자이긴 하지만 백 전 비서관이 조 전 장관 결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이 조 전 장관에게 “유재수가 현 정부 핵심 요직에 있고 정부 핵심 인사들과도 친분이 깊은데 정권 초기에 이런 배경을 가진 유재수의 비위가 크게 알려지면 안 된다”고 하면서 감찰이 중단됐다고 봤다.
 
법원에 접수된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 지사는 백 전 비서관에게 수차례 연락해 “(유재수는) 참여정부 시절 함께 고생한 사람이다. 억울하다고 하니 잘 봐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 윤 전 실장도 백 전 비서관에게 “유재수가 나와 가까운 관계다”고 했다고 한다. 조직적인 친문 인사들의 청탁이 있었고 백 전 비서관이 핵심 가교 역할을 한 셈이다.
 
또 백 전 비서관이 금융위에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 결과를 전달하면서 비위 사실을 감춘 점도 직권남용 공범으로 적용된 이유 중 하나다.  
 

박형철 고심…"결과적으론 감찰 중단 책임"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연합뉴스]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연합뉴스]

한편 검찰은 박 전 비서관을 조 전 장관의 공범으로 기소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막판까지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 요구를 여러 차례 거부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박 전 비서관이 결국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 뜻대로 감찰을 중단한 만큼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2020-01-29 09:21:4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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