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8명 잇따라 확진…1명 출산, 아기는 '음성' - 한겨레

대구 7명·부산 1명…중증 아닌 상태
태아 자궁내 감염 가능성 낮지만
전문가 “모유 수유 미루는 게 좋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임산부 8명이 코로나19에 걸렸으며, 이 가운데 1명은 지난 6일 출산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태아에 대한 수직감염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가급적 모유 수유는 미룰 것을 권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각 지방자치단체 설명을 종합하면, 8일 기준 대구 지역 7명과 부산 지역 1명 등 8명의 임산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임산부는 평상시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어,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다. 약물 사용도 일반인에 비해 제한적이다. 국내 확진 임산부 가운데 아직 중증 환자는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증상이 경증인 경우 약물치료보다는 증상에 대한 치료를 하면서 임산부와 태아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일반 코로나19 환자 치료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문제는 중증도 임산부 환자를 치료할 때라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폐렴 증상이 심한 경우 항바이러스제인 칼레트라(에이즈 치료제) 등의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특히 임신 초기에는 약물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임신 말기에 견줘 사용 여부 결정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날 “확진 임산부 7명 가운데 1명이 이미 출산을 했고 산모와 신생아 모두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태아의 수직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대한소아감염학회는 “임산부에게서 태아로 자궁 내 감염이 일어날 확률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중국 후베이성 산부인과 연구진이 지난달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9명의 코로나19 확진 임산부가 제왕절개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아이들을 무사히 출산했다. 대신 보건당국은 출산 뒤 접촉을 통한 감염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출산 뒤 산모가 여전히 감염 시기라면 접촉을 통해 신생아에게 전염될 수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주의와 차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모가 강력히 원하거나 부득이하게 신생아 접촉이 필요한 경우에는 산모와 신생아 사이에 커튼을 두거나 2m 이상 거리를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아울러 소아감염학회는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 산모의 모유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는 없다”면서도 “아직은 모유를 통한 전파 유무를 확실히 알 수 없으므로 완치될 때까지 수유를 미루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반대로 아기는 감염되고 부모는 감염되지 않았을 땐, 보건용 마스크·장갑과 방수가 되는 긴팔 가운 등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아기를 돌볼 것을 권했다. 전파를 막으려면 아이에게 직접 마스크를 씌워야 하겠지만 1살 이하 영아의 경우 오랜 시간 제대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모유 수유때도 반드시 개인보호구를 한 채로 수유하되 되도록이면 유축해 수유하는 것을 권장했다. 분유를 먹일 땐 일회용 젖병을 사용하고 바로 폐기해야 한다. 엄마와 아기가 모두 확진자인 경우에만 직접 수유가 가능하다. 한편 확률은 매우 낮지만 소아 연령에서도 코로나19가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소아감염학회는 “미숙아나 만성호흡기질환, 선천성 심장병 등에 걸려 고위험 상태에 있는 어린 영아와 소아는 심한 증상이나 진행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중증도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호흡수가 가빠지거나(0~2개월 1분에 60회 이상, 2~12개월 1분에 50회 이상, 1~5살 1분에 40회 이상, 5살 이상 1분에 20회 이상) △호흡곤란 또는 그에 따른 코 벌렁임 등의 이상 징후 △무호흡 △청색증 △흉곽함몰(숨을 들이마실 때 가슴오목뼈 아래나 갈비뼈 사이로 가슴이 들어가는 증상)이 확실할 때 △의식변화, 처짐 또는 경련 △산호포화도 90% 이하 △뚜렷한 수유곤란, 음식섭취 불량 탈수 등 8가지 증상 중 1가지 이상을 보이면 중증 환자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2020-03-08 12:53:0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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