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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폭발 상황 재구성…흔들리는 중동 정세 >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 국제 > 뉴스 | KBSNEWS - K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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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대형 폭발 참사의 피해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지원에 나섰지만 레바논 경제난과 복잡한 중동 정세까지 겹친 상황입니다.

중동지국 연결합니다.

박석호 특파원, 베이루트 복구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레바논 정부는 물론 자원봉사에 나선 레바논 시민들, 그리고 여러 나라에서 온 지원단이 구조와 복구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피해가 워낙 큽니다.

오늘로 사고 열 하루째인데요.

폭발 당시의 강한 충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200명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부상도 6천여 명입니다.

게다가 베이루트 내 의료 시설 가운데 절반이 사고로 피해를 입어서 기능이 어렵습니다.

재산 피해 집계도 계속 늘어서 1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7조 원 이상이라고 레바논 정부가 밝혔습니다.

[앵커]

대형 참사를 겪은 베이루트 시민들의 정신적 충격도 굉장히 클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고 당시의 영상이 속속 공개가 되면서 당시 베이루트 시민들이 받은 충격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리포트]

병원 입구에 서 있던 사람들이 황급히 건물 내부로 대피하는 순간 강한 폭발이 몰아닥칩니다.

병원 로비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합니다.

[파멜라/간호사 : "무슨 일이지? 서로 쳐다봤는데 다들 피를 흘리고 있었어요.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어요."]

인큐베이터가 있는 신생아실은 지진이 난 듯 흔들리더니 벽과 천장이 무너집니다.

검사실도 폭격을 당한 것처럼 처참히 부서지고, 잔해에 깔린 간호사는 구사일생으로 탈출합니다.

출산 준비를 하던 산부인과에도 폭발 충격이 덮쳤습니다.

["여보 괜찮아? 거기 그냥 있어."]

이런 혼란 속에서도 무사히 태어난 새 생명은 기적과도 같습니다.

평생 기억될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선 여성.

기쁨으로 가득 찼던 이 시간은 순식간에 비극의 시작으로 바뀌었습니다.

정성 들여 꾸민 신혼집은 아수라장이 됐고, 달콤했던 신혼의 꿈도 사라졌습니다.

[이스라 세블라니 : "건물 잔해에 깔려 죽겠구나 생각했죠."]

처음엔 큰 규모의 화재인 줄만 알았습니다.

["세상에 세상에."]

그래서 너도나도 휴대전화를 들고 연기를 찍고 있던 순간, 예상치 못한 강력한 폭발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아비규환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길에서 구경을 하던 시민들은 허공에 떴다가 땅에 떨어지고, 멀리 떨어져 자동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그나마 큰 부상을 면했습니다.

["빨리 차 돌려. 빨리."]

가게마다 출입문과 벽이 부서지며 부상자가 속출했고, 아들을 지키기 위해 안전한 곳을 찾는 아버지는 자신도 모르게 신을 찾습니다.

["신은 위대하다. 신은 위대하다."]

중동의 파리로 불릴 만큼 아름다웠던 베이루트 거리는 전쟁터가 됐습니다.

다친 사람들이 곳곳에 쓰러져 있고, 옷이 온통 피에 젖은 채 응급치료라도 받기 위해 거리를 헤매는 모습도 보입니다.

강한 충격으로 정신을 잃어 상황 파악도 쉽지 않습니다.

["뭐가 터졌어요. 다른 건 모르겠어요."]

폭발이 일어난 항구엔 43미터 깊이의 구덩이가 생겼습니다.

폭발성이 강한 질산암모늄 2천7백여 톤이 보관된 곳이었습니다.

인근에서 시작된 불이 옮겨붙어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초기 진화에 나섰던 소방관들은 아직 시신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리타 히티/실종 소방관 어머니 "왜 현장에 못 가게 하나요? 우리 아들이 거기에 있어요. 제가 가면 아들 냄새를 맡아서라도 찾아낼 수 있어요."]

시민들은 다시 거리로 나섰습니다.

질산암모늄의 위험성에 대한 보고서가 6년 동안 여러 차례 상부에 제출됐지만 항만 당국의 부패로 방치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청년 실업률은 40%에 육박하고 화폐가치는 폭락하는 최악의 경제상황까지 겹쳐 정부에 대한 분노는 증폭되고 있습니다.

[리아/베이루트 주민 : "돈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살 곳도 없어요. 특별한 게 아니라 정상적인 삶을 바랄 뿐입니다."]

기독교와 이슬람 수니파, 시아파가 정부 요직을 나눠맡는 권력 독과점 구조에서 비효율과 부패가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내각 총사퇴를 선언한 총리도 이런 상황을 인정했습니다.

[하산 디아브/레바논 총리 : "부패하고 타락한 브로커와 도둑의 정부에서 정의롭고 투명한 법치국가로 바뀌어야 합니다."]

레바논 내각이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지를 받아 출범했다는 점에서 내각 총사퇴가 헤즈볼라의 위상에 미칠 파급효과도 주목됩니다.

또 이런 상황이 헤즈볼라를 지원해온 시아파 맹주 이란은 물론, 시리아와 이라크 등 이른바 시아파 벨트에도 영향을 미쳐 중동 정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중동지국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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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5, 2020 at 07:5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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