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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임기 만료 신한·KB·우리 3곳
모두 연임…윤종규는 ‘3연임 클럽’
경영 지속성·안정성 장점 꼽지만
회추위의 회장 선임 구조엔 이견
“사외이사-경영진 유착관계 우려”
“임원 선임 투명성 강화 법안 필요”
윤종규 케이비(KB)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그룹 회장들이 한명도 빠지지 않고 연임에 성공했다. 대주주 없이 지분이 분산된 국내 은행지주의 지배구조 아래에서 ‘현직 프리미엄’이 제대로 견제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은행지주는 신한금융, 케이비금융, 농협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5개다. 이중 올해 회장 임기가 만료된 곳은 신한, 케이비, 우리 등 3곳이다. 지난 3월26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3월25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윤종규 케이비금융지주 회장이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되면서 ‘3연임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3곳 지주의 회장이 모두 연임에 성공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3년 전인 2017년에는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이 물러났고, 그 전인 2014년에는 임영록 전 케이비금융 회장이 물러났었다.
장기재임의 장점으로는 경영의 지속성·안정성이 꼽힌다. 이시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과 사회적 책임 경영 등은 장기적 비전을 필요로 한다. 3년만 하고 나갈 사람이 ‘이자 장사’만 해도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이익을 깎아가며 제대로 투자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케이비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도 “코로나19와 같이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윤 회장이 조직을 3년간 더 이끌어야 한다는데 회추위원들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의 회장 선임 과정이 경영을 가장 잘 할 사람을 뽑을 수 있는 구조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한다면 시장 점유율 등이 떨어진 곳이 있어야 하는데 현직이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아 연임하는 것은 주주 입장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은행지주 대부분은 이사회 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등을 만들어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맡기고 있다. 케이비와 신한 등은 회추위도 전원 외부출신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하지만 사외이사 독립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시연 연구위원은 “국내 인사 풀(사외이사 후보자군)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한 사람이 오랫동안 회장을 하게 되면 사외이사와 경영진 간의 유착관계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조직 내 다양성이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지주 회장의 선임과정에 참여했던 한 전직 사외이사는 “경영자가 대과가 없으면 연임을 통해 기회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재임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조직 내 ‘예스맨’이 많아져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힘든 폐해를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임원 선임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의 법률안 여러 건이 국회에 제출돼있다. 배진교 의원(정의당)은 1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 1명을 포함해 구성하는 내용 등을 담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성인 교수(홍익대)는 “금융지주가 재벌을 닮아가고 있다”며 “노동자 추천 이사제와 내부고발제도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이사회에 노동자 추천 사외이사가 한두 명만 들어가면 적어도 (경영진 등을) 감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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