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공포 /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 ◆

"어머님은 수요일에, 어르신은 금요일에 오셔야 해요."
내 것은 수요일에, 거동이 불편한 남편은 금요일에 와야 살 수 있다"며 약국을 나섰다. 마스크 5부제로 주민등록번호 입력은 물론 대리 수령을 위한 행정 업무까지 더해진 약사들은 이날 업무 과중이 심화된 상태였다. 마스크 업무로 일반 조제 업무까지 지장을 받자 현장에서는 결국 마스크 대리 수령을 눈감아주는 일도 생겼다. 이 약국에는 약사 2명이 있었다. 약사 한 명은 마스크를 전담했다. 고객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하고 입력한 후 5장씩 포장된 마스크를 개별 포장해 손님에게 건네기까지 짧게는 1분가량이 걸린다. 250개씩 입고되는 마스크를 1인당 2장씩 구매할 수 있으니 마스크 전담 약사는 하루에 최소 120분가량을 마스크 판매 외에 전혀 다른 업무를 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실제 타이레놀을 구매하러 중구 약국을 찾은 20대 여성은 15분가량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이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김 모씨는 마스크를 모두 판매한 뒤 처방전 4장을 보여주며 한숨을 쉬었다. "월요일에는 원래 일반 조제가 많은 편인데 오늘은 이것밖에 못했다"며 "문을 열자마자 마스크를 팔다 보니 사람들이 안을 들여다보고는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마스크를 팔기 시작하면 업무가 마비되고, 입고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상당수 약국은 `예약제`를 도입했다. 마스크가 입고되지 않았을 때 주민등록번호와 이름, 순번을 부여한 뒤 마스크가 입고되면 결제를 하고 마스크를 받아가는 식이다. 업무에 지친 약사들은 신분증과 본인을 확인한 뒤 일지에 기록하면서도 "마스크를 수령하러 올 때는 본인이 오지 않아도 된다"며 대리 수령을 못내 허락하기도 했다. "신분증 확인을 또 하려면 일이 2배나 많아지는 셈인데 그건 도저히 못하겠다"며 김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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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5부제가 본격 시행된 첫날인 9일 오전 9시. 갓 문을 연 서울 중구 내 한 약국에는 이미 고객 6명가량이 줄을 서 있었다. 약국 앞에 선 줄은 전주보다 다소 줄었지만 그렇다고 고객들 불만까지 줄어든 건 아니다. 이날 약국을 찾은 6명 중 3명은 생년 뒷자리가 1이나 6이 아닌 손님으로, 다른 요일에 오라는 안내를 받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날 헛걸음을 한 박 모씨(77)는 "남편과 내 마스크를 사려고 집에서 15분쯤 걸어 약국에 왔는데 날짜를 잘못 알았다.
[강인선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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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9 08:56:07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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